[영화] 최종병기 활

이것은 무기덕후를 겨냥한 영화인 듯. 확실히 활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상 및 음향이 장쾌하긴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골격이 너무 약하지 않은가. 북쪽으로 끌려간 인간들의 수난은 '공녀'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를 구하는 근친상간적 오라비의 집념이 중심인 게 그러하다. 뭐 그래도 낯선 언어를 꽤 진지하게 구사하는 류승룡의 선전과 무사의 자식이라 제법 몸을 쓰는 문채원의 연기가 이채. 두시간동안 뛰고 쏘고 하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재미나다. 주인공 남이의 맥락없이 겉멋 도는 대사는 스킵하라. 구차한 자막 내용과 촌스런 폰트는 수정을 권한다. 민망했던 호랑이 cg조차 부끄럽게 할 정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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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간의 조건  (0) 2011.08.14

[영화] 인간의 조건

<인간의 조건> 장장 근10 시간 관람. 온몸이 뻐근. 기타와 미치코 커플이 나오는데 딱 절반쯤부터 미치코는 사라진다. 서사에서 제거되면서 흥미롭게도 미치코는 상징화된다. 그리고 엔딩은 기타가 미치코 미치코 수십번을 부르며 끝나는데... 거의 이제 그만, 워워~ 하고 싶을 정도. 군국주의를 문제화한다고 일본 정체성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 실제로 전후 일본은 전쟁 책임을 군부에게만 돌려놓고, 천황은 그대로 일본의 핵심으로 두었지 않은가. 그래서 꽤 흥행했다는 이 영화에 천황이 거의 언급되지 않으면서 은근 사회주의 및 혁명의 몰인간성을 지적하고 휴머니즘을 부르짖는 건 당연해보인다. 여기에 남을 것은 미치코가 지키고 있을꺼라 믿어 의심치 않는 집-가정-일상 밖에 없을 터. 이것이 <식민지 노무관계의 제 문제>의 저자가 피식민인과 식민자 사이에서 고뇌했던 과거를 '미치코와의 행복했던 한때'로 기억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일단은 여기까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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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종병기 활  (4) 2011.08.15

아리고미는,

아리와 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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